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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독서

역행자 리뷰, '그 놈의 경제적 자유'

자청의 ‘역행자’

자청의 역행자 리뷰

 

자청의 ‘역행자’는 마라탕처럼 자극적이다. 따라 하면 나도 경제적 자유를 이룰 것 같다. 대한민국 사람들의 반응은 뜨겁다. 왜냐하면 우리의 끝없는 욕망이 ‘역행자’가 되면 해결될 것 같고, 책의 메시지가 공감 되기 때문이다.

걱정 된다. 사람들이 오히려 이 책을 읽음으로써 ‘불안’ 해지고, 마치 ‘경제적 자유’가 인생의 최종 목표처럼 될 것 같아서 말이다. 잘못하다가는 현재 삶의 의미와 주변의 소중한 것들을 놓칠 것 같다.

책을 읽고 나의 생각을 요약하자면 [모두가 역행자가 될 수 없으며, 역행자가 최고의 가치는 아니다.] 책에서 말하는 ‘순리자’ 같은 생각일 수 있다. 하지만, 자청의 메시지를 잘 생각해보아야 한다. 나의 생각은 하나의 의견이니, 판단은 당신이 자유롭게 하길 바란다. 자청의 ‘역행자’를 알랭 드 보통의 ‘불안’과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과 같이 이야기해 보고싶다.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


‘위대한 유산’에 핍이라는 인물이 나온다. 1861년 당시 영국은 산업혁명을 겪고 있었다. ‘핍’을 포함해 모든 사람들은 ‘신사’가 되고 싶었다. 자본가들을 보며 부자가 되고 싶어 했다. 반대로, 그의 매형인 ‘조’는 가족을 챙기고 본인의 일을 충실히 했다. 비록 부자는 아니었지만, 작가는 ‘조’가 진정한 신사였다고 말하고 있다. 결국, 디킨스가 말하는 위대한 유산은 조가 보여준 ‘가족 사랑, 그리고 충실히 일하는 모습’이었다.

‘핍’은 런던에 신사 교육을 받으러 갔다. 어느 날 ‘조’가 찾아왔을 때 그를 차갑게 대했다. 쉽게 말하면, 핍은 ‘조’랑 수준이 다르다 생각했다. 본인은 모두가 갈망하는 ‘신사’가 되고 있고, ‘조’는 그저 작은 시골의 대장장이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요즘 사람들은 모두 ‘경제적 자유’를 이루려고 한다. 경제적 자유만 이루면 마치 모든 것이 해결될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인생에는 더 큰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자청의 ‘역행자’는 우리가 ‘경제적 자유’ 이루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7단계로 나누어 사례와 함께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 그는 실로 대단하다. 끊임없이 노력함과 더불어 실행력, 그리고 결과까지 만들어 낸 사람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메시지를 던진다. ‘책 읽고, 글 쓰고, 실행해. 운동도 하고, 유전자를 극복하고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

그는 이렇게 말해도 실행하는 사람이 거의 없을 거라고 한다. 왜냐하면 다들 유전자 오작동을 경험하고 있으니깐. 나도 이 부분은 공감한다. 여기서 드는 생각은 ‘자청이 말한 내용대로만 한다면 모두 성공할까?’이다. 모든 사람이 그대로 따라 한들 다 ‘자청’처럼 못한다.

우리는 이제 ‘불안’ 해진다. 책에 적힌 대로만 하면 돈&시간&운명으로부터 자유를 얻을 것 같은데, 실제로 그렇게 하지 못했을 때 그건 오로지 나의 잘못이다. 나의 ‘순리자’인 모습 때문인 것이다.

 

알랭 드 보통의 '불안'

알랭 드 보통의 '불안'


알랭 드 보통의 ‘불안’에 보면 이런 문구가 나온다.

민주사회에서는 언론과 여론이 하인들도 사회의 정상에 올라설 수 있다고, 그들 역시 산업가나 판사나 과학자나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무자비하게 부추겼다.

 

발전한 사회는 역사적으로 볼 때 전보다 높아진 소득을 제공하기 때문에 우리를 더 부유하게 해 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결과를 놓고 볼 때 우리를 더 궁핍하게 만든 것인지도 모른다. 무제한의 기대를 갖게 하여 우리가 원하는 것과 얻을 수 있는 것, 우리의 현재의 모습과 달라졌을 수도 있는 모습 사이에 늘 간격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에서 우리는 원시의 야만인보다 더 심한 궁핍을 느낄 수도 있다.

 

우리는 조상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기대한다. 그 대가는 우리가 현재의 모습과 달라질 수 있는데도 실제로는 달리지 못하는데서 오는 끊임없는 불안이다.

 

사람들은 성공 법칙을 말해주고, 우리는 그것을 목표로 잡는다. 하지만 모든것을 이룰 수 있는 시대에 꿈을 이루지 못했다면, 그건 나의 잘못이다. 궁핍함과 불안은 이전 시절보다 역설적으로 더 커졌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역행자’는 우리를 오히려 궁핍하게 한다. 모두가 할 수 있다고 하는 말. 도전적이지만, 한편으로는 무책임하다고 느껴진다.


자청이 말한, ‘부대 지휘자’가 되는 게 인생의 정답은 아니다. 사람마다 ‘역행자’를 통해 느끼고 배우는 바가 각자 다를 거다. 각자 잘 적용하길 바란다. 하지만, 모두가 한 곳을 향해 달려간다고 무작정 따라 달려갈 필요는 없다. 마치, 지하철역에서 군중심리 때문에 같이 뛰어 내려가는 것처럼 말이다.

네 가지는 배웠다. ‘독서’, ‘글쓰기’, ‘실행력’, 그리고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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