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환학생
대학의 꽃은 교환 학생이라고들 한다. 젊음과 자유가 외국물을 만나서 그런가? 난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갔다. 계절 학기는 UC Berkely, 가을 학기는 Virginia Tech (버지니아 공대)에서 했다. 버지니아 공대에서 특별한 경험을 했다. 그것은 바로 미국 현지 아르바이트!!!
학기 중 캠퍼스 내 식당에서 3개월을 일했다. 혹시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며 일을 해보고 싶은가? 나의 경험담이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사실 놀고 공부하기도 바쁜 시기다. 하지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리면 너무 후회할 것 같았다. 먼저 아르바이트를 위한 조건과 순서를 살펴보자.
아르바이트 조건 및 순서
- 유효한 F-1 학생 비자
- 학기 중 일주일에 파트타임 최대 20시간까지 일 가능
- 학교 내 구직 사이트 혹은 국제 센터에서 On-Campus Job 확인 및 신청
- Social Security Card 발급
- (음식 관련 아르바이트일 경우) 교육 + 시험 필요
- 매니저 면담 및 유니폼 지급 (포지션 설명, 당직, 밀 카드 설명)
- 일 시작!
생각보다 준비할게 많다. 구인 구직 관련한 내용은 메일로 확인했던 것 같다. 거기서 신청을 하고, 필요한 서류들을 준비했다. 학교마다 다를 수 있으니, 직접 학교측에 물어보는 게 가장 정확할 거다.
나는 식당 아르바이트만 할 수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학교 사무실 같은 데서 일을 구한 교환학생 친구들도 있었다. (훨씬 편해 보였다…^^) 지원하고 싶은 Job을 찾았다면 신청해라.
아르바이트를 위해서도 Social Security Card를 발급받아야 한다. 자세한 내용은 담당자가 자세히 알려준다. 벌써 3년 전의 경험이라 기억이 잘 안 나지만.. 기억나는 건 되게 번거로웠다.
식당에서 일을 하는 거다 보니, 여러 가지 온라인 교육을 무조건 들어야 했다. 식중독, 음식 관리 등 관련해서 시험도 봤다. 쉬울 줄 알고 만만하게 봤다가 처음 시험에서 낙방하여, 2차 시험을 다시 보았다.^>^
그렇게 모든 과정이 끝나면, 담당 식당 매니저랑 방에 들어가서 직접 면담도 하고, 필요한 옷과 당직 (Shift)를 정해준다. 나는 JP’s Chop House라는 양식 집에서 일을 했다. 랍스터 요리, 스테이크 썰기, 테이크 아웃 고객 상대, 홀 청소, 매쉬 포테이토 만들기, 쓰레기 비우기 등, 식당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던 것 같다. 일했던 곳이 건물 안에서 가장 인기 많은 식당이었기에, 일하는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일이 끝나면 늘 녹초가 되어 집에 돌아갔던 것 같다.
일의 난이도와 언어의 장벽은? 일은 배우면 된다. 언어도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최상급 매니저를 제외하고는 다 학생들로 구성되어있기에, 서로 파이팅하면서 열심히 일 한다면, 모두가 좋은 친구가 되어준다. 군대에서 요리와 주방 관련된 일을 많이 했다 보니, 어렵진 않았다.
미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 뭐가 좋은가? 그리고 또 뭐가 힘든가?
장점
1. 나름 미국 취업의 뿌듯함
: 아르바이트지만, 일은 일 아닌가!
2. 현지 동료들이자 친구들
: 같이 고생하면 친구가 되더라. 고정적으로 같이 일하기에, 그리고 같은 전공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
3. 소소한 용돈 + Meal 쿠폰
: 사실 돈을 보고 일한 건 아니다. 1시간에 10달러 정도 받았다. 또 일을 3시간 정도 하면, 10달러 정도의 Meal 쿠폰도 주었다. 그날 식사는 그걸로 해결했다.
4. 한국인의 ‘정’을 나누다
: 한 건물에 약 5-6개의 식당이 있다. 원하는 곳에서 음식 시켜 먹는 구조다. 한국인 또는 아는 친구들이 오면 음식을 덤으로 주었다.
5. 직원 파티 & 행사
: 같이 일하는 친구들끼리 Facebook 메시지 그룹이 따로 있다. 종종 전 직원들끼리 파티도 했다.
단점
1. 시간과 피로
: 학교에서 Senior 수업 위주로 5개의 전공 수업을 들었다. 3주에 한 번은 시험이 있었다. 한 달에 20시간이긴 하지만, 일을 하고 오면 매우 피곤하다. 보통 저녁 시간에 시프트를 뛰어서, 몸이 피로했다.
2. 기름&음식 냄새
: 양식집이다 보니 기름을 많이 쓴다. 그리고 각 종 소스와 음식 냄새가 몸에 배긴다. 일복을 세탁해도 그 냄새가 잘 빠지지 않았다.
3. 행사 불참
: 학교에서 하는 큰 풋볼 경기, 친구들끼리의 약속들이 있어도 일 때문에 못 가거나 늦게 갈 때가 많았다.
다시 돌이켜보니 스스로 대견하다. 한 학기만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도했다는 나 자신이 뿌듯하다. 한국에 있을 때는 학기 중에 일을 한 적이 없었다.
미국에서 대학원을 다니시는 분들이 종종 일과 학업을 병행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학부이긴 하지만 나도 도전해보고 싶었다. 하면서 그분들의 대단함을 새삼 느꼈다. 일을 하며 놀란 점도 있다.
놀란 점
1. 직원들의 평등함
: 매니저와 신입의 계급이 상관없다. 같이 일을 하고, 잘 가르쳐준다.
2. 분리수거와 음식물 쓰레기
: 한국이 아무리 분리수거해도 의미 없다는 걸 사실 느꼈다. 여기서 분리수거란 없었다. 버리는 음식도 상상 그 이상이었다.
3. 흑인 인종 차별
: 일하는 직원들 중 흑인은 한 명이었다. 그 친구와 거리를 두는 다른 친구들의 모습을 직접 보았다.
4. 음식도 개인주의
: 양식집이지만, 서브웨이에 가깝다. 원하는 야채, 빵, 고기, 그리고 소스까지 커스텀한다. 피곤하다.
혹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가서 도전해볼 깡이 있다면 도전해봤으면 좋겠다. 미국에서 전 세계 아이들에게 음식을 나눴다. 학교의 직원으로서 일을 했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동료가 되었다.
현지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건 번거롭고 두려운 일이다. 하지만, 열심히, 그리고 밝은 태도를 가진다면, 어느나라 친구든 당신을 환영할거다!
생각
- 학기 중 일과 병행해본 경험이 있다면, 장단점은 무엇인가?
- 나를 가장 두렵게 하는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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